한국일보가 걸어온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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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숙 여인 피살사건

최동완 기자 (1970.03.18)

1970년 3월 17일 밤 11시, 코로나 승용차에서 미모의 26세 여인이 목과 가슴에 두 발의 총알을 맞고 숨진 채 서울 강변대로에서 발견됐다.
단순한 치정살인으로 여겨졌던 이 사건이 갑자기 세인의 관심을 끌게 된 것은 그녀가 고급요정 선운각의 얼굴마담인 데다 수첩에 정·재계 거물 26명의 이름이 적혀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최대의 스캔들로 발전했다.

이 사진은 한국일보 기자가 특유의 지혜를 발휘해서 찍은 사진이다.

1970년 어느 독자로부터 언론사에 마포강변도로에서 총소리가 나고 승용차 안에 여자가 죽어있다는 제보가 와서 사진기자와 사회부기자들이 현장으로 급히 달려갔지만 현장에 자동차는 없었다. 마포관할이기 때문에 기자가 내무부 고위간부를 사칭해서 마포서장한테 전화를 걸어서 ‘기자들에게 자동차가 발견되면 골치아프니 잘 숨겨 놓아야한다. 현장으로 직접 나가서 본인도 확인하고 싶다. 현재 자동차는 어디다 숨겨놓았느냐“고 물어 장소를 알아내 찍은 것이다.

한국일보 편집국 사진부 최동완 기자는 눈이 내리는 밤, 마포서 뒷마당 은밀한 곳에 숨겨진 차량을 찾아서 후레쉬로 차안을 비춰서정인숙을 확인한 다음 문을 열어서 뒷자석에 잠자는 것처럼 누어있는 정인숙을 찍었다.
그러나 당시 계엄령이어서 고생해서 찍은 사진을 게재하지 못하고 승용차 사진만 실렸다.

기적의 소녀

박태홍 기자 (1972.12.02)

  • - 제 6회 한국기자상
  • - 1972년 세계보도사진전 은상

1972년 12월 2일 시민회관 대화재 당시 4층 회전창틀에 다리가 낀 채 매달려 있는 조수아양을 소방관이 구출하고 있다.

이 사진은 당시 계엄으로 보도되지 못하다가 2개월 후에야 햇빛은 보았다.

박태홍 기자는 그 해 세계 보도사진전에서 은상을 수상했다.

경주 155호 고분 금관발굴

전민희, 양대술, 김성주기자 (1973.07.14)

경주황남동 155호 고분에서 26일 하오 내관과 외관이 구비 될 금관과 금팔찌 2개 금가락지 10개, 요대, 칼 등 국보급 문화재가 발굴됐다.

지금까지 출토된 금광중 내외관으로 이루어진 금관은 금관 금령총금관에 이어 이번이 3번째로 출토된 것으로 4-5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화려하고 정교한 장식으로 현재까지 출토된 금관중 최고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이공 최후의 새벽

한국일보 베트남 특파원 안병찬기자 (1975.04.30)

‘사이공 최후의 새벽’은 1975년 4월 30일 새벽을 말한다.

39년 전 분단국 베트남의 남쪽과 북쪽이 건곤일척의 결전을 벌인 끝에 남쪽이 패망하여 소멸한 그날 새벽을 한국일보 베트남 특파원 안병찬 기자가 전했다.

서울대생 이동수 분신

권주훈 기자 (1986.05.22)

  • - 제 18회 한국기자상

1986 년 5월 22일 서울대 아크로폴리스 광장에서 거행된 5월제 개막식 도중, 농대 원예과 이동수군이 학생 회관 4층에서 온몸에 불을 붙인채 ‘미제는 물러가라’ ‘경찰은 물러가라!’를 외치며 투신하고 있다. 이 사진 또한 계엄령 아래에서 보도되지 못하다가 외신으로 먼저 보도되어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다

최루탄을 쏘지 마라

고명진 기자 (1987.06.26)

  • - AP 선정 20세기 100대 사진 선정

1987년 6월 10일 부산 6.26 평화대행진에 참가하기 위해 부산시 문현 로터리에 집결한 시민, 학생들의 시위대는 다탄두최루탄을 발사하며 가두시위를 저지하자 한 시민이 웃옷을 벗고 “최루탄을 쏘지마라"며 경찰쪽으로 달려가고 있다.

전경환씨 비밀리 일본에 도피성 돌연 출국

이황 기자 (1988.03.19)

대검중앙수사부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노태우 대통령에게 새마을 운동중앙본부에 대한 수사요청을 한데 이어 새마을운동중앙본부회장 전경환씨가 오후 6시 53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 오사카행 KAL722편으로 출국했다는 사실을 한국일보 사회부 이황기자가 첫 보도했다.

그 후, 극비리에 일본 오사카로 출국했던 전경환씨가 20일 오후 김해공항을 통해 귀국했고, 새마을운동본부 및 감사원 내무부 등으로 관련자료 일체를 넘겨받아 전경환씨와 새마을 본부 비리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진승현 게이트, 몸통은 김은성(당시 국정원 차장)

최기수 기자 (2001.11.21)

MCI코리아 진승현 부회장이 99년부터 2000년까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열린금고와 한스종금, 리젠트종금 등에서 2300여억원을 불법 대출받고 리젠트증권 주가를 조작한 것과 관련해 비자금 조성 및 정관계 관련 의혹 등이 제기된 사건이다.

금감원이 2000년 11월 진승현씨가 자기가 대주주로 있는 열린금고에서 377억여원을 불법대출받은 사실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불거졌다.

검찰은 결국 MCI코리아 회장인 진씨가 열린금고 등에서 2300억여원을 불법대출받고 리젠트 증권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확인, 구속기소했으나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100억원대의 비자금 및 사용처와 행방, 그리고 정-관계 로비설 등을 속시원히 밝히지는 못했다.

당시 김은성 전 2차장은 검찰에 진씨의 수사상황을 문의해 진씨 사건의 배후인물로 지목되고도 했고 김영재 전 금감원 부원장보는 금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됐다 무죄로 석방되기도 했다.

이후 검찰은 김은성 국정원 2차장과 정성홍 경제과장이 진씨로부터 구명로비 명목의 자금을 받은 혐의를 밝혀내고, 이들을 특경가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기소하면서 수사를 종결했다.

당시 11월21일 정치부 이진동기자의 김은성 총선개입 가능성에 관련한 문제제기가 나왔고 그 과정에서 26일 최기수기자의 진승현 게이트 몸통은 김은성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현직 판사가 사채왕에 3억 받아

강철원, 조원일 기자 (2014.04.08)

취재는 사채왕에게 억울하게 피해를 당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사채왕은 검경찰에게 수억원 돈을 뿌려 멀쩡한 사람을 기소하게 만들고 증인을 매수하여 위증하게 만드는 수법을 썼다. 그러다가 사채왕이 검찰, 경찰, 판사에게도 금품을 줬다는 사실이 포착되어 취재의 범위가 넓어졌다. 게다가 사채왕과 헤어진 전 내연녀가 검찰, 국세청에 제보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전 내연녀는 사채왕의 악행을 옆에서 도와주는 입장이었는데, 막상 헤어지고 나니까 '나도 당하겠구나 싶었다.'고 한다. 검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사채왕은 계좌세탁을 하여 최민호 판사에게 돈을 건냈다.

이런 사실을 밝혀내기까지는 10개월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10개월 동안 강철원기자는 다른 언론에서 오보가능성을 의심했고 회사 내부에서도 반신반의 하는 시선들이 있어서 참 괴로웠다고 했다. 그러나 구치소에 사채왕이 수감된 시기에 구치소 녹음 파일을 입수한 결과, "둘 사이의 친분관계가 보통이 아니다."하는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2014. 9. 23. 한국일보의 끈질긴 해명 끝에 검찰이 사채왕의 구치소를 압수수색했다. 그리고 2015. 2. 5. 최 판사는 구속기소 되었다.

현직 판사가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구속 기소된 건 헌정 사상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