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택 기자
숫자 속의 숨어있는경제부 기자는 출근해서 퇴근할 때까지 숫자와 씨름하는 게 일입니다.
그렇다고 업무가 무미건조한 건 아닙니다.
거시경제, 금융, 부동산 등 우리 경제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압축적으로 드러내는 이 숫자들은 백마디 말보다 더 큰 의미를 품고 있기 때문입니다. 차가운 숫자들을 헤집어 먹고 사는 문제의 현주소를 짚어내야 하는 경제부 취재 현장은 그래서 언제나 뜨겁습니다.
경제분야 전문가는 물론 소비자 기업 공무원 등 다양한 경제 주체를 만나 팔딱팔딱 뛰는 생생한 경제 현장을 누비며 균형 잡힌 ‘이코노닉 마인드’를 기를 수 있다는 것도 경제부 기자만이 누릴 수 있는 매력적인 특권입니다.
경제부 기자는 대신 가치판단의 갈림길에서 고민해야 하는 때가 많습니다.
먹고 사는 일이 걸린 경제는 다른 분야에 비해 옳고 그름이나 선악이 무 자르듯 뚜렷하게 나뉘지 않아서입니다. 경제부출입처에서 ‘무딘 칼’을 휘둘러서는 파리 한 마리 잡을 수 없습니다. 비판과 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역할을 다 하려면 그래서 한 발 더 뛰고, 한 번 더 머리를 싸매 정교한 기사를 써내는 수밖에 없습니다.
현실에 안주하며 단순 정보 전달 기능에 만족하는 언론사도 적지 않습니다만, 한국일보 경제부는 다릅니다. 고민하는 기자, 뛰어다니는 기자가 대접 받는 공간입니다.